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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로봇 도입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안전 기준과 법규

작성자관리자발행일2025.02.04조회수17,803

 

코봇 시대의 도래, 그러나 안전 규정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협동로봇은 2023년 기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의 10.5%를 차지하며,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는 핵심 자동화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1) 코봇은 별도의 안전 펜스 없이 기존 생산 공간에 직접 투입할 수 있어 엔지니어링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 제조기업에서도 자동화 진입 장벽을 낮추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1)

이러한 확산세와 달리, 많은 도입 현장에서 법적 안전 의무 이행은 충분히 점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동일한 공간에서 운용되는 코봇의 특성상, 기존 산업용 로봇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안전 기준 체계가 적용되며, 이를 간과하면 도입 이후 심각한 법적 리스크로 이어진다.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전면 적용되었다.2) 협동로봇과 관련한 중대 산업재해는 경영책임자의 형사 책임 대상이 되었으며, 위험성 평가 미이행 자체가 법적 제재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코봇 도입의 기술적 판단만큼, 규제 준수의 구조적 이해가 필수적인 이유다.


협동로봇이 일반 산업용 로봇과 다른 안전 요건을 갖는 이유

일반 산업용 로봇은 고속·고하중 작업을 기반으로 하며, 작업자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물리적 방호 울타리(1.8m 이상)가 필수 설비로 요구된다. 반면 협동로봇은 인간과 동일한 공간에서 물리적 접촉이 허용되는 조건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방호 철학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핵심 개념이 물리적 인간-로봇 상호작용(pHRI, Physical Human-Robot Interaction) 이다. 코봇 설계에서는 접촉이 발생하는 상황을 예외 상황이 아닌 정상 운용 시나리오로 간주하고, 그 조건에서 인체 부위별 허용 압력·충격 역치 이내로 힘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안전을 보장한다. 이 접근은 설비 설계부터 위험성 평가, 운용 절차 전반에 걸쳐 다른 기준 체계를 적용하게 만든다.

국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은 운전 중 위험 방지를 위해 1.8m 이상의 울타리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KS B ISO 10218-2 또는 ISO 10218-2에 부합하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울타리 설치 의무가 면제된다.3) 이 예외 조항이 협동로봇 운용의 법적 근거가 되며, 동시에 해당 기준의 충족 여부를 입증하는 문서화 의무를 수반한다.


국제 표준의 3층 구조: ISO 10218-1, ISO 10218-2, ISO/TS 15066

협동로봇 안전의 국제 표준 체계는 세 가지 규격이 계층적으로 구성된다. 각 규격이 적용되는 주체와 단계가 다르므로, 제조기업·SI 기업 모두 자신의 역할에 해당하는 규격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ISO 10218-1은 산업용 로봇 본체의 설계와 제조 단계에서 제조사가 준수해야 할 안전 요구사항을 정의한다. 이 규격의 5.10 조항이 협동 작업에 관한 핵심 규정으로, 협동 운용 유형 네 가지를 명시하고 있다.4)

ISO 10218-2는 로봇 시스템 통합 및 설치 단계의 안전 요건을 다룬다. 이 규격은 제조사가 아닌 시스템 인테그레이터(SI)와 설치 운용 주체에게 적용되며, 로봇 셀 전체의 위험성 평가와 방호 설계를 포괄한다.

ISO/TS 15066은 협동로봇에 특화된 기술 사양서로, 인간과 로봇이 동일 공간에서 작업하는 조건에서의 설계 요구사항, 위험성 평가 방법, 신체 부위별 접촉 허용 역치를 구체적으로 규정한다.4) 한국은 산업표준화법에 근거하여 세 규격을 KS B ISO 표준으로 준용하고 있다.3)


협동 운용의 4가지 모드와 현장 적용 요건

ISO 10218-1의 5.10 조항과 ISO/TS 15066은 협동 작업을 다음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각 모드는 인간-로봇 간 거리, 속도, 접촉 가능성에 따라 구분되며, 공정 설계 시 적용 모드 선택이 위험성 평가의 출발점이 된다.4)

협동 운용 모드 핵심 개념 주요 적용 조건
안전 등급 모니터링 정지 (SMS) 작업자 진입 시 로봇 정지 인간 개입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공정
수동 가이드 (HG) 작업자가 직접 로봇을 손으로 이동 정밀 위치 세팅, 교시(Teaching) 작업
속도 및 분리 모니터링 (SSM) 작업자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 자동 감속 라이다·카메라 기반 센서 시스템 병행
힘 및 전력 제한 (PFL) 접촉 시 힘·속도를 안전 역치 이하로 제한 인간과 직접 협력 작업이 빈번한 공정

산업 현장에서는 접촉이 빈번한 조립·검사 공정에 PFL 모드가 가장 널리 적용된다. ISO/TS 15066은 PFL 모드 운용 시 신체 부위별 최대 허용 접촉 압력과 충격 에너지 역치를 수치로 규정하고 있으며, 코봇 제조사는 이 역치 이내에서 동작하도록 토크 센서 및 전류 제한 기능을 내장한다.

실무 설계 시 유의할 점은, PFL 모드가 속도 제한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ISO/TS 15066의 허용 역치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코봇의 동작 속도가 제한되어야 하므로, 협동 셀의 생산성과 안전 간의 균형 설계가 공정 최적화의 핵심 과제가 된다.


국내 법적 의무 체계: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이중 구조

협동로봇 도입 사업장이 준수해야 할 국내 법적 의무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산업안전보건법 체계다. 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 의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산업용 로봇 운용 기준, 그리고 KS B ISO 10218 및 KS B ISO/TS 15066 준용이 핵심이다. 위험성평가는 로봇 신규 도입, 설비 변경, 작업 방법 변경 시 사전에 실시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재평가하여 결과를 문서로 보존해야 한다.3)

둘째, 중대재해처벌법의 직접 적용이다.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전체에 동법이 적용된다.2) 동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이행 의무를 부과하며, 위반 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 절차를 마련하고 이행한 경우, 유해·위험요인 확인 및 개선 점검을 이행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절차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 이행과 기록의 현행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협동로봇 설치 작업장 안전인증 제도가 별도로 운용되고 있다. 협동로봇이 설치된 작업장을 대상으로 KS B ISO 10218-2에 따른 시스템 설치 단계의 적합성을 심사하는 제도로, 인증 후 2년 주기로 정기 심사가 실시된다. 이는 협동로봇 제품 자체에 대한 안전 인증과는 별개로 운용되며, 사용자 측 의무를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이동식 협동로봇의 등장과 추가 규제 대응

최근 주목할 규제 변화로 이동식 협동로봇 관련 KS 표준 제정이 있다. 기존에는 이동식 협동로봇 운용 시 명확한 안전 기준이 없어 안전 펜스 없는 이동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구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에서의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이동식 협동로봇의 안전기준에 관한 KS를 2024년 11월 제정하여,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 근거를 마련했다.5)

이동식 협동로봇은 협동로봇 암과 자율이동로봇(AMR/AGV)을 결합한 형태로, 단일 고정 작업 공간을 벗어나 복수의 공정 스테이션을 이동하며 작업하는 구조다. 이 경우 정적 협동 셀의 위험성 평가 방법론으로는 이동 경로상의 동적 위험 요인을 포괄하기 어렵다. 현장 설계 시 이동 경로 전체에 걸친 속도 및 분리 모니터링(SSM) 의 적용과 함께, 작업자 동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동적 안전 구역 설정이 요구된다.

또한 이동식 구성에서는 라이다(LiDAR), 3D 카메라 등 감지 센서의 기능 안전(Functional Safety) 등급이 협동 셀 전체의 안전 무결성 수준(SIL, Safety Integrity Level)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된다. ISO 13849에 따른 성능 레벨(PL) 평가와 IEC 62061에 따른 SIL 할당이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 병행되어야 한다.


위험성 평가 실무: 현장에서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협동로봇 도입 현장에서 위험성 평가는 단순한 문서 작업이 아니라 공정 설계와 긴밀하게 연계된 기술적 절차다. 실무에서 자주 누락되는 항목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체크포인트를 정리한다.

1단계: 협동 셀 위험 요인 식별

  • 로봇 작업 반경 내 인체 접근 가능 지점 및 신체 부위 특정
  • 공구(End-effector) 형상에 따른 접촉 시 부상 유형 분류 (충격, 찌름, 끼임 등)
  • 비상 정지 후 재기동 시 예기치 않은 동작 발생 가능성
  • 적재물(페이로드) 낙하 위험 및 낙하 경로

2단계: 협동 모드별 허용 조건 검증

  • PFL 모드 적용 시 신체 부위별 접촉 압력이 ISO/TS 15066 규정 역치 이내인지 실측 또는 시뮬레이션으로 확인
  • SSM 모드 적용 시 최소 분리 거리(Minimum Protective Distance) 계산: 로봇 정지 시간, 작업자 접근 속도, 센서 반응 시간을 합산한 안전 거리 산출

3단계: 안전 기능의 기능 안전 등급 평가

  • 비상 정지, 속도 감시, 힘 제한 기능 각각에 대해 ISO 13849 기반 성능 레벨(PL) 평가
  • 단일 고장 시 안전 기능이 유지되는지(Category 2 이상) 회로 설계 검증

4단계: 운용자 교육 및 문서화

  • 협동 셀 운용 절차서, 비상 대응 절차서, 위험성 평가 보고서의 현행화
  • 반기 1회 이상 위험성 평가 결과의 유효성 재검토

SI 기업과 사용자 기업의 역할 분담: 책임 경계를 명확히 하라

협동로봇 프로젝트에서 법적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분쟁 예방과 직결된다. 국내외 표준 체계는 제조사, 시스템 인테그레이터(SI), 최종 사용자 각각에게 별도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주체 적용 규격 핵심 의무
코봇 제조사 ISO 10218-1 로봇 본체 안전 설계, CE 마킹·제3자 인증
시스템 인테그레이터(SI) ISO 10218-2 로봇 셀 설계·설치, 위험성 평가, 적합성 선언 제공
최종 사용자(제조기업)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운용 단계 안전 관리, 위험성 평가 갱신, 작업자 교육

실무에서는 SI가 설치 후 납품 시 "기계 기술 문서(Technical Documentation)"를 사용자에게 이관하지 않거나, 위험성 평가 보고서가 특정 공정 조건에만 국한되어 있어 공정 변경 후 무효화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SI 계약 시 위험성 평가 보고서의 범위, 기술 문서 이관 의무, 사후 안전 지원 범위를 명시적으로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는 SI로부터 인도받은 기술 문서를 기반으로 자체 위험성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정 변경, 공구 교체, 작업자 교체 등 운용 조건이 변화할 때마다 위험성 평가를 갱신하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이행 의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안전 규정 준수는 리스크 관리이자 도입 성공의 전제 조건

협동로봇의 도입 결정은 곧 새로운 법적 의무의 시작이다. ISO 10218과 ISO/TS 15066으로 대표되는 국제 표준 체계는 협동 운용의 기술적 안전 요건을 규정하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은 그 이행을 법적으로 강제한다. 2024년 이후 5인 이상 사업장 전체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면서, 안전 규정의 준수 여부는 경영책임자 개인의 형사 리스크와 직결된다.

B2B 제조기업 및 SI 기업에게 다음의 실행 우선순위를 제안한다.

첫째, 도입 기획 단계에서 협동 운용 모드를 확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위험성 평가 범위를 사전에 정의하라. PFL, SSM 등 운용 모드 선택이 공정 설계, 센서 사양, 안전 기능 설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둘째, SI와의 계약 시 ISO 10218-2 기반의 기술 문서 이관과 위험성 평가 보고서 제공을 명시적 인도 조건으로 설정하라. 납품 이후 사용자 측의 법적 의무 이행 기반이 된다.

셋째, 설치 완료 후 협동로봇 설치 작업장 안전인증 취득을 검토하라. 위험성 평가 체계의 외부 검증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이행의 객관적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넷째, 공정 변경, 공구 교체, 작업자 교체 등 운용 조건 변화 시마다 위험성 평가를 갱신하고 문서를 현행화하라. 정적 문서가 아닌 살아있는 관리 체계가 법적 방어와 사고 예방 양쪽에서 핵심이다.

협동로봇은 제조 현장의 생산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높이는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그 가치는 안전 요건이 충족된 환경에서만 온전히 실현된다. 규정 준수는 제약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동화의 전제 조건이다.


참고문헌

  1.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Collaborative Robots – How Robots Work alongside Humans." IFR Position Paper. December 2024. https://ifr.org/ifr-press-releases/news/how-robots-work-alongside-humans

  2. 고용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국가법령정보센터. 2024. https://www.law.go.kr/LSW/lsLinkCommonInfo.do?lspttninfSeq=173767&chrClsCd=010202

  3.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Sc.do?section=&menuId=1&subMenuId=15&tabMenuId=81&eventGubun=060101&query=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4.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선진 인증기준 및 심사기법 습득을 위한 위험기계 안전인증분야 국외 산업현장 위탁교육 결과 보고." 안전보건공단. 2025. https://oshri.kosha.or.kr/kosha/business/overseasBusinessTrip.do?mode=download&articleNo=456066&attachNo=262912

  5. 중소벤처기업부. "「대구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산업표준 제정으로, 이동식 협동로봇 상용화 길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 보도자료. 2024.11.04. https://www.mss.go.kr/site/smba/ex/bbs/View.do?cbIdx=86&bcIdx=105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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