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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유튜브 보듯 배운다 - GR00T·Helix·Gemini Robotics가 바꾸는 학습 방식

작성자관리자발행일2026.09.10조회수8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범용 로봇공학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세계 최초의 개방형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GR00T N1'을 공개했다1). 비슷한 시기 피규어AI는 자체 개발한 비전-언어-행동(VLA) 모델 'Helix'를, 구글 딥마인드는 'Gemini Robotics'를 각각 선보이며 휴머노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2). 여기에 스킬드AI(Skild AI)는 특정 로봇 하드웨어에 묶이지 않는 범용 '로봇 브레인'을 표방하며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베팅은 하나다. 작업마다 일일이 코드를 짜 넣는 방식은 더 이상 확장되지 않으며, 방대한 시연 데이터로 학습한 하나의 파운데이션 모델이 마치 거대언어모델이 새로운 질문에 답하듯 새로운 작업에 일반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3). 본 글에서는 이 네 진영의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시뮬레이션 스택을 살펴보고, 한국의 대응 현황을 짚어본다.

왜 지금 소프트웨어가 진짜 승부처인가

이 시리즈에서 다뤄온 액추에이터·센서·배터리·반도체·구조부품·연결성·열관리·엔드이펙터는 모두 '몸'에 해당하는 영역이었다. 하드웨어 스펙은 기업마다 빠르게 수렴하고 있지만, 그 몸을 어떻게 움직일지 판단하는 '두뇌'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휴머노이드 생태계 분석은 정교한 손동작과 함께 지능(추론·판단) 자체를 확장의 핵심 병목으로 꼽는다. 보행처럼 이미 안정화된 영역과 달리, '처음 보는 물건을 처음 보는 방식으로 다뤄야 하는 상황'에 로봇이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가 상용화 속도를 좌우하고 있다.

4대 진영 지도

[ 휴머노이드 AI 소프트웨어 4대 진영 비교 ]

진영

대표 사례

전략

특징

개방형 인프라 제공자

NVIDIA Isaac GR00T

모델·시뮬레이션·컴퓨팅을 업계 전체에 개방

System 1(직관·반사)과 System 2(추론·계획)로 나뉜 이중 구조 아키텍처1)

폐쇄형 완결 통합

Figure AI Helix

로봇 하드웨어부터 AI까지 자체 개발·비공개 운영

인식부터 행동까지 전체 스택을 온보드에서 자체 완결4)

추론-행동 분리형

Google DeepMind Gemini Robotics

'행동 전 사고'를 담당하는 별도 추론 모델(ER) 결합

제미나이 범용 모델의 멀티모달 추론 역량을 로봇에 이식5)

범용 브레인 스타트업

Skild AI, Physical Intelligence

특정 로봇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옴니바디드' 모델 지향

여러 로봇 몸체에 이식 가능한 하나의 정책모델을 추구5)

출처: NVIDIA Newsroom(2026), Humanoid Hub 'Robot Foundation Models — 2026 landscape' 기반 스마트팩토리아 재구성

엔비디아 GR00T: 업계 전체를 위한 개방형 인프라

엔비디아 아이작 GR00T N1은 인간 인지 원리에서 착안한 이중 시스템 구조를 채택했다. 빠르게 반응하는 'System 1'은 인간의 반사신경처럼 동작하고, 천천히 숙고하는 'System 2'는 시각-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환경과 지시를 추론해 행동을 계획한다1). System 2가 계획을 세우면 System 1이 이를 정밀하고 연속적인 로봇 동작으로 변환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의 전략은 모델 하나를 파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파이프라인·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미들웨어·컴퓨팅(젯슨 토르)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전체를 개방형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ABB·아지봇·어질리티·CMR서지컬·파낙·피규어·헥사곤로보틱스·쿠카·메드트로닉·스킬드AI·유니버설로봇·월드랩스·야스카와 등 산업·수술·휴머노이드 전 분야의 기업들이 이 인프라 위에서 각자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6).

피규어 Helix와 구글 Gemini Robotics: 완결형 vs 추론분리형

피규어AI의 Helix는 인식부터 행동까지 전체 스택을 자체 로봇에 최적화해 온보드에서 완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드웨어와 AI를 한 회사가 모두 통제하기 때문에 특정 작업에 대한 최적화 속도는 빠르지만, 다른 로봇 하드웨어로의 이식성은 떨어진다는 트레이드오프가 있다4).

구글 딥마인드의 Gemini Robotics는 조금 다른 접근을 취한다. '행동하기 전에 생각한다'는 철학 아래 별도의 추론 모델(ER, Embodied Reasoning)을 두어, 제미나이 범용 모델이 갖춘 멀티모달 추론 능력을 로봇의 물리적 행동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다5). 이는 거대언어모델의 일반 지능을 로봇공학에 접목하려는 대표적 시도로 꼽힌다.

Skild AI: 로봇 몸체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브레인'

스킬드AI와 피지컬 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는 로봇 완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대신 여러 로봇 몸체에 이식 가능한 '뇌'만을 판매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들이 지향하는 것은 '옴니바디드(Omni-bodied)' 모델, 즉 인간형이든 사족보행이든 산업용 로봇팔이든 하드웨어 형태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하나의 정책 모델이다5).

이 접근이 성공한다면, 로봇 제조사는 하드웨어 설계에만 집중하고 지능은 외부에서 조달하는 산업 구조 분업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완결형 전략을 택한 기업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에서 나오는 성능 우위를 주장한다. 이 두 노선 중 어느 쪽이 승리할지가 향후 몇 년간 업계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시뮬레이션이 학습 방식을 재편하는 이유

핵심 인사이트: 거대언어모델은 인터넷에 이미 존재하는 텍스트로 학습할 수 있지만, 로봇의 물리적 행동 데이터는 인터넷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접촉·마찰력·변형·실패로부터의 복구처럼 숙련공의 암묵지에 해당하는 영역은 시뮬레이션만으로 채우기도 어렵다. 이것이 실제 로봇에서 나오는 데이터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근본 이유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엔비디아는 옴니버스 플랫폼 기반의 GPU 가속 시뮬레이션으로 대규모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고, 구글 딥마인드·디즈니리서치와 공동으로 로봇 전용 물리엔진 '뉴턴(Newton)'을 오픈소스로 개발하고 있다1). 최근에는 합성 세계 생성·시각 추론·행동 시뮬레이션을 하나로 통합한 '코스모스(Cosmos)'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도 공개해, 복잡한 환경에서의 일반화된 로봇 지능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6).

다만 시뮬레이션과 실제(Sim-to-Real)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존재한다. 보행처럼 물리 법칙이 비교적 단순한 영역은 시뮬레이션 학습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접촉이 많고 재질에 따라 반응이 크게 달라지는 조작(Manipulation) 작업은 실제 로봇에서 수집한 데이터 없이는 성능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한국의 대응: LG전자 컨소시엄과 데이터팩토리

한국도 이 흐름에 대응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LG전자가 주관하는 컨소시엄이 497억 원 규모의 정부 피지컬AI 국책과제인 '피지컬 AI 모델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됐다7). KT·로보티즈·마음AI·서울대·KAIST가 산학연 형태로 참여하며, 사업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다7).

이 컨소시엄은 LG전자와 로보티즈의 휴머노이드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팩토리에 축적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한다. 세부 개발 범위에는 월드모델 아키텍처,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의 연계 기술, 데이터 파이프라인, 피지컬AI 시뮬레이터, 로봇 통합 기술, 데이터 표준화까지 포함돼 있어7),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학습·시뮬레이션·실제 로봇 적용까지 이어지는 전체 파이프라인을 국내에 구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도 2026년 7월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을 통해 피지컬AI 데이터팩토리 구축 현황을 공유하며, 휴머노이드 25대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8). 포럼에서 발표자는 거대언어모델과 달리 피지컬AI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로봇을 직접 움직여 만들어내야 하며, 로봇이 움직일 때 각 축에서 발생하는 전기·힘·센서 데이터는 인터넷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값이라는 점을 강조했다8).

국내 기업이 주목할 지점

•          데이터팩토리 참여 기회: LG전자 컨소시엄이나 KIMM의 데이터팩토리처럼, 실제 로봇을 가동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국책 인프라에 부품·소재 기업이 실증 파트너로 참여할 여지가 있다.

•          개방형 vs 폐쇄형 전략 사이의 선택: 국내 로봇 제조사가 자체 완결형 AI(Helix식)를 추구할지, 엔비디아 GR00T 같은 개방형 인프라 위에서 빠르게 개발할지는 초기 전략 설계 단계에서 결정해야 할 핵심 질문이다.

•          시뮬레이션 데이터의 표준화 참여: 국책과제에 포함된 '피지컬AI 데이터 표준화' 작업에 국내 기업이 조기에 참여하면, 이후 국산 로봇 생태계 전반의 데이터 호환성을 국내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다.

결론: 몸은 수렴하고 있지만 두뇌는 아직 열려 있다

이 시리즈에서 다뤄온 액추에이터·센서·배터리·반도체 같은 하드웨어 영역은 이미 몇몇 기업으로 경쟁 구도가 좁혀지고 있다. 반면 소프트웨어·AI·시뮬레이션 영역은 엔비디아의 개방형 인프라, 피규어의 완결형 통합, 구글의 추론분리형, 스킬드AI의 범용 브레인까지 아직 승부가 갈리지 않은 네 갈래 길이 공존하고 있다.

한국은 LG전자 컨소시엄과 KIMM 데이터팩토리를 통해 이제 막 이 경쟁에 발을 들였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아홉 개 하드웨어 영역과 로봇 손에 이어, 소프트웨어와 시뮬레이션이야말로 한국이 아직 국제적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참고문헌

1) NVIDIA Newsroom. "NVIDIA Isaac GR00T N1 — the World's First Open Humanoid Robot Foundation Model." nvidianews.nvidia.com. 2025. https://nvidianews.nvidia.com/news/nvidia-isaac-gr00t-n1-open-humanoid-robot-foundation-model-simulation-frameworks

2) EE News Europe. "NVIDIA unveils open-source foundation model for humanoid robots." eenewseurope.com. 2025.03.19. https://www.eenewseurope.com/en/nvidia-unveils-open-source-foundation-model-for-humanoid-robots/

3) pdpspectra. "Humanoid Robots 2026 — Figure, Tesla, Apptronik." pdpspectra.com. 2026.05.28. https://pdpspectra.com/blog/humanoid-robots-figure-tesla-2026/

4) humanoidintel.ai. "What AI Powers Humanoid Robots? Foundation Models & VLAs Explained." humanoidintel.ai. 2026.04.04. https://humanoidintel.ai/humanoid-robot-ai-models/

5) Humanoid Hub. "Robot Foundation Models — 2026 landscape." humanoid-world.com. 2026. https://humanoid-world.com/en/foundation-models/

6) NVIDIA Newsroom. "NVIDIA and Global Robotics Leaders Take Physical AI to the Real World." nvidianews.nvidia.com. 2026. https://nvidianews.nvidia.com/news/nvidia-and-global-robotics-leaders-take-physical-ai-to-the-real-world

7) 이데일리. "LG전자 컨소시엄, 497억 규모 피지컬AI 국책과제 선정." edaily.co.kr. 2026. https://v.daum.net/v/7du2VX6bEr?f=p

8) FA저널. "기계연, 피지컬AI 데이터 팩토리 구축… 휴머노이드 25대 동시 운영." fajournal.com. 2026. https://www.f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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